전체 글 (126) 썸네일형 리스트형 무료이며 영속적인 웹서비스의 가치, 소중함 지금은 사라져버린 싸이월드 블로그나 이글루스를 떠올려 봅니다. 당시에 블로그 플랫폼으로 네이버를 선택했더라면, 그때 그 시절의 콘텐츠 페이지들을 지금도 고스란히 마주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가끔 그때를 떠올리다 보면, 이제는 다시 볼 수 없는 옛 포스팅들이 문득 그리워질 때가 있습니다.반면 텀블러(Tumblr)는 12년 동안 방치해 두었는데도 여전히 계정이 살아있더라고요. 하지만 국내 서비스 중에서는 역시 네이버 블로그만이 그 시절의 콘텐츠를 온전히 지켜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이런 행보를 보면 네이버는 참 영속적일 것 같다는 믿음이 생깁니다. 어쩌면 제가 죽고 난 뒤에도 계속 서비스를 유지할 것만 같아요. 사용자에게 백업 압축 파일만 덜렁 던져주고 서비스를 종료하는 일 없이, 설령 운영 주체에 변화가.. 무엇을 상상하든 존재하지만, '나'라는 존재는 유일하다 어떤 비즈니스 아이템을 떠올려도 이미 세상 어딘가에는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 그 자체보다 그것을 현실로 만드는 실행 능력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네요.지금은 무엇을 상상하든 AI에게 대체되기 쉬운 시대입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사람' 자체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존재하죠. 실력이 마음에 들어서 특정 디자이너를 찾아 미용실에 가고, 바리스타가 좋아서 매일 같은 카페를 찾는 것처럼요. 제공하는 서비스는 비슷할지 몰라도, 결국 그 사람만이 줄 수 있는 매력 때문에 수요가 몰리기도 합니다. 많은 인플루언서나 작가들이 사랑받는 이유도 바로 이런 지점에 있는 것 같아요.나를 좀 더 매력적인 상품으로 가꾸어야 할까요? 사실 '상품'이라는 거창한 말을 붙이기 전에, 스스로를 좀 더 소중히 .. 영어 할 줄 아는 아빠 되기 요즘 을 다시 펼쳐 들고 외우고 있습니다. 책깃스튜디오에서 김민식 피디님이 들려주시는, 이미 책과 블로그로 접했던 이야기들을 다시 듣다 보니 새삼 동기부여가 되더라고요.저 역시 딸아이에게 1억 원씩 투자해가며 유학을 보내주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대신 아빠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싶어요. 영어를 할 줄 아는 아빠가 되어야, 딸아이도 영어를 배우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레 생기지 않을까요?부모가 하지 않는 공부를 자식에게 강요할 수는 없지만, 부모가 먼저 실천한다면 아이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동기부여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같은 공부를 하거나 내용을 알고 있다면 서로의 관심사도 비슷해질 테니, 학습 효율도 훨씬 높아지겠죠.작년에 한 바퀴 돌았던 100일치 회화 문장들을,.. 일을 쉴 때 쓰던 글을 보니 두 번째 직장을 그만두고 3개월 정도 쉬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출근하는 대신 러닝 한 시간, 집안일 한 시간쯤 하고 나머지 시간은 온전히 책을 읽거나 블로그 글을 쓰는 데 전념했어요. 그땐 몰랐지만, 당시 썼던 글들을 다시 읽어보니 하루의 루틴이 바뀌면 사람 자체가 바뀌는구나 싶었습니다."내가 정말 이렇게 썼나" 싶을 정도로 문체와 내용이 풍성한 포스팅이 있더라고요. AI의 도움을 받지 않을 때였는데 이 정도는 썼었구나 싶어 놀라기도 했습니다. 충분한 시간과 컨디션이 뒷받침되니 가능한 일이었겠죠. 대단한 명문은 아닐지라도, 제가 보기엔 ‘나름’ 꽤 괜찮은 볼륨과 깊이를 가진 글들이었습니다.다시 일을 하고 육아에 전념하다 보니, 예전처럼 길고 깊게 생각하며 글을 쓰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체감합니다. .. 영혼을 담을 수 있는 일을 하세요 유튜브 수익화와 관련된 영상들을 보다 보면, 나도 저 방식 그대로 따라 해보고 싶다는 유혹에 빠지곤 합니다. 하지만 기계적으로 남을 모방하는 것만으로는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죠. 설령 AI의 도움을 받더라도 그것이 내 감성에 맞는지, 내 논리에 부합하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이것이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이고, 나의 꿈이었다"라는 확신이 들어야 비로소 힘이 생기니까요.사실 자신의 영혼을 담으면서 수익화라는 종착지까지 가는 것은 결코 쉬운 길이 아닙니다. 오히려 가장 빠른 수익화를 원한다면, 일단 회사에 입사해 조직을 위해 일하는 척 연기하며 사는 게 훨씬 효율적일지도 모릅니다.하지만 그 모든 과정을 견디고 결국 무언가를 해내려면, '잘하는 것'보다 더 중.. 독서에 실패한 책들 유시민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책에도 자신에게 맞는 책과 아닌 책이 있다고 말하더군요. 본인도 을 세 번이나 시도했지만, 매번 50쪽 언저리에서 포기했다고요. 그 정도 읽어도 작가가 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이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저 역시 읽다가 포기했던 책들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단지 추천 도서라서, 혹은 이미 구입했다는 이유로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으려 했던 건 아니었을까 싶네요.듄 시리즈 3권2권까지는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1권은 리디북스 미리 보기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라 전 권을 전자책으로 구입할 정도였죠. 하지만 3권에 들어서며 몰입이 깨지기 시작했습니다. 긴 호흡으로 독서할 시간이 부족했던 탓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거든.. 최신 아이폰 안사고 버티기 아이폰 13 Pro를 여전히 잘 쓰고 있습니다. 2025년에 아이폰 17 시리즈가 출시되었으니, 어느덧 햇수로 5년 차에 접어들고 있네요. 이전 모델인 아이폰 6 플러스를 6년 동안 사용했으니, 이번 기기도 조금 더 버틸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보통 4년 주기면 교체 욕구가 찾아온다고들 하지만, 슬쩍 알아본 신제품 가격은 이제 너무 비싸졌더라고요. 아무리 기능이 좋아졌다고 해도 스마트폰 가격이 100만 원을 훌쩍 넘어서는 것은 지나친 프리미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사용하는 13 Pro의 화면이나 카메라 성능에 큰 불만은 없어요. 프로 모델에만 있는 망원 렌즈는 처음엔 잘 안 쓸 줄 알았는데, 피사체에 가까이 다가가기 귀찮을 때 의외로 요긴하게 쓰고 있습니다. 갈수록 효율이 떨어지는 배터리는 보조 .. 피그마가 주식시장에서 죽쓰는 것을 보면서 디지털 프로덕트 디자인을 업으로 삼으면서 피그마라는 툴에 늘 관심이 많았습니다. 처음 크롬에서 구동되는 어설픈 모습을 보았을 때는, 과연 잘나가던 '스케치(Sketch)'를 누르고 성공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기도 했었죠. 하지만 쿽익스프레스가 저물고 인디자인이 편집 디자인의 표준이 되었듯, 피그마는 순식간에 경쟁자들을 앞지르고 보편적인 툴로 자리 잡았습니다.구글 워크스페이스처럼 인터넷만 되면 어디서든 설치 없이 실시간으로 동기화되는 환경은 누구나 갈망하던 것이었습니다. 스케치와 제플린을 쓰던 시절만 해도 '최종의 최종' 파일을 관리하고, 컴퓨터가 멈추기 전에 세이브 버튼을 누르는 데 온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으니까요.어도비의 피그마 인수 불발 이후 상장 소식을 접하며 피그마가 더 크게 도약하리라 생각했습니.. 투자와 멘탈에 관하여 주식을 처음 시작할 때 증권 앱에서는 어떤 투자 스타일을 추구하는지 묻는 질문이 나오는데요. 이걸 왜 물어보는 걸까 하는 의문이 컸습니다. 하지만 주식이나 대출 같은 돈의 영역은 결국 멘탈의 문제라는 것을 차차 알게 되었습니다.투자는 논리적이기보다 심리에 더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아무리 많은 근거를 내세워도 미래를 알 수 없기 때문이죠. 당장 백만 원을 투자했을 때 눈앞에서 20만 원이 증발해도 아무렇지 않게 미래를 관망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 반면, 남은 잔액이라도 회수해야 하나 싶어 전전긍긍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결국 투자에 대한 결정은 논리적이거나 물리적인 근거만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더라고요.현재 가진 데이터와 사실을 근거로 삼더라도, 결국 마지막 미래 예측은 사람의 판단에 맡겨야 합니다. 그리.. OO하니 행복한가요? 에 대한 답변 결혼을 한 뒤로, 혹은 아이가 태어난 이후로 주변에서 반 장난식으로 "OO하니 행복하냐"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대체 어떤 기준을 가지고 묻는 것인지 되묻고 싶어지곤 해요. 이런 질문을 마주할 때면 마음이 조금 꼬인다고 해야 할까요. 저마다 생각하는 행복의 정의가 무엇이길래 행복하냐고 물어보는 것인지 의구심이 듭니다.결혼이나 육아처럼 삶의 궤적을 바꾸는 큰 결정을 치른 이후에는, 분명 얻는 기쁨도 있겠지만 스스로 포기해야 했던 아쉬운 점들도 공존하기 마련입니다. 단순히 행복하다 혹은 아니다로 속단하기 어려운 영역이죠. 물론 좋은 점을 바라보고 내린 결정이었으니 겉으로는 행복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지만, 그 대답 뒤에는 어딘가 모를 공허함이 남습니다.영화 에는 운전기사를 하는 기택(송강호 .. 사소한 것에 예민해지는 이유 별것 아닌 말 한마디에 유독 예민하게 반응할 때가 있습니다.차라리 집중할 거리가 있거나, 큰 사고라도 나서 수습하느라 정신없다면 신경 쓰이지도 않을 텐데 말이죠. 여유가 생길 때면 주변 사람의 조금 거슬리는 말들이 틈을 타고 들어와 계속해서 머릿속을 맴돕니다. 원래 나는 무덤덤한 성격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딘가에 깊게 몰입한 상태가 아니라면 꽤 예민해지는 것 같아요.심지어 중학교 2학년 수업 시간, 뒷자리에서 끊임없이 뒤통수를 건드리며 신경을 긁던 녀석,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했지만 오히려 핀잔만 돌아왔던 그 무력한 순간들. 그때의 나른한 오후 햇볕과 공기의 냄새까지 선명하게 기억나는 듯합니다. 사색의 중간에서 가끔 마주하는 이 기억은 너무나 생생해서 마치 어제의 일 같지만, 한편으로는 제 머릿속에서 조금씩.. AI로 글쓰기 도움 받기: 한 달간의 기록 제미나이를 통해 글쓰기에 도움을 받아본 지 어느덧 한 달쯤 지났습니다. 직접 경험해 보니, AI는 단순한 맞춤법 검사기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을 갖춘 편집자에 가깝다는 생각이 드네요.AI가 부족한 부분을 새로운 문장으로 채워줄 수도 있지만, 그럴 때마다 묘한 이질감이 느껴지곤 했습니다. '내가 쓴 글이 아니다'라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더라고요. 프롬프트를 정교하게 짜거나 레퍼런스를 많이 입력하면 해결된다고들 하지만, 새로 생성된 문장들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자가복제 같은 느낌은 여전히 숙제로 남습니다. 매번 저와 어울리지 않는 단어나 표현을 걸러달라고 요청하는 과정도 꽤 비효율적으로 보였고요.가능한 초안을 어설프더라도 자세하게 써야 그럴싸한 느낌을 받는 다듬어진 글이 생성되었습니다. 그래서 “가능한 원문을 해.. 누구나 첫 창작은 아기와 같다 유튜버 이연 님의 영상에서 “누구나 첫 창작은 아기와 같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처음 세상에 내놓은 결과물은 너무나 연약해서 누군가 살짝만 건드려도 쉽게 부러지기 마련이죠. 그래서 무언가를 처음 시작할 때는 남몰래 꾸준히 이어나가는 것이 훨씬 이롭다고 합니다.이 이야기를 들으니 20년도 더 된 중학생 시절의 기억이 떠오르네요. 버디버디가 싸이월드를 따라 미니홈피 서비스를 막 시작했을 때였습니다. 당시 버디버디는 방과 후 친구들이 모두 모이는 놀이터 같은 사이버 공간이었죠. 그곳에 처음으로 제 사진을 올렸는데, 홈피에 놀러 온 친구 몇 명이 "무슨 자신감으로 네 사진을 올리느냐"는 코멘트를 남겼습니다. 서너 개뿐인 짧은 글이었지만 그 땐 마음에 꽤나 충격이었던 것 같아요. 내 게시물에 누구나 이렇게 쉽게.. 저널과 에세이의 차이 예전에는 저널과 에세이의 차이를 잘 몰랐습니다. 그러다 아이폰 일기 앱이 처음 출시되었을 때 영어 이름이 '저널(Journal)'인 것을 보게 되었죠. 저널은 날것의 글쓰기 상태이자 나 자신을 청자로 하는 기록입니다. 저 역시 저널을 기반으로 포스팅을 하지만,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간임을 고려해 외부인이 봐도 자연스러운 정도로 내용을 다듬고 있습니다. 에세이라고 하기에는 기승전결이 명확하지 않거나 중간에 끝맺는 글도 많아서, 스스로는 '저널'이라고 정의하고 계속해서 써 내려가는 중입니다.단순한 일기라기보다 저널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그날 하루의 일과를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지는 '노션(Notion)'으로 별도의 개인적인 공간을 만들어 쓰고 있거든요. 대신 이곳에는 평소의 고민이나 우연히 들었던 .. 고등학교 미술부 시절: 체벌 시대의 종말에 대하여 2006년, 저의 고등학교 시절은 체벌에 대한 문화적 변화가 시작되는 과도기였던 것 같습니다. 야구부나 럭비부 같은 경우 선배가 후배들을 빠따로 쳤다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흔하게 들었는데요. 그림을 그리는 상대적으로 고상해 보이는 미술부에서도 마찬가지로 빠따를 친다는 이야기는, 그 시절 고등학생이었던 저한테도 참 생소하고 어색했습니다.그래도 그림이 좋고 친구가 좋아서 1학년 때 미술부에 가입했죠. 학교 선배에게 선생님보다 크게 인사하고 할당된 그림을 못 그리면 맞기도 하는 문화였지만, 막상 겪어보니 잘 적응했었습니다. 함께 버틴 동기들 덕분이기도 했고요. 덕분에 입시 미술은 열심히 그려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그 와중에 적응하지 못하고 나가는 친구도 있었지만요.그런데 막상 2학년이 되니 .. 없는 사람 탓하기: 진실은 간혹 달의 뒷면에 있다 회사에서 예상치 못한 이슈가 터지면, 그 화살은 종종 현재 자리에 없는 사람에게로 향하곤 합니다. 이미 퇴사한 전임자나 외주 파트너사의 탓으로 돌리는 식이죠. 일단 그렇게 책임을 밖으로 밀어내고 나면, 내부의 뜨거웠던 불길은 어느 정도 소거가 됩니다. 문제는 내부 불만이 잠재워진 뒤에도 이슈가 언급될 때마다 습관적으로 외부인을 탓하게 된다는 점이에요. 계속 듣다 보면 정말로 그 사람이 모든 문제의 원흉인 것처럼 느껴지는 착시가 일어납니다.말이라는 것은 전달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고, 한쪽 이야기만 듣다 보면 왜곡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누군가는 자신의 안위를 위해 의도적으로 사실을 비틀기도 하죠. 결국 공동체 전체가 "그 사람이 정말 나쁘게 행동했다"라고 잘못된 인지를 공유하.. 자기최면(Self-hypnosis) 군대에서 힘든 것을 힘들지 않다며 참된 군인인 척 연기하는 일, 어디가 부족한지 알고 있는 내가 만든 제품이 뛰어나다고 열변을 토하는 일, 면접이나 강연에서 내 커리어에 대해 포장하는 일, 아이를 낳고 기르느라 힘들지만 매우 사랑스럽다고,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일, 부모님과 어렸을 때부터 알던 교회 선생님들 때문에 일요일마다 교회에 시간을 바치면서도 내가 원해서 하는 일이라고 말하는 일.우리는 다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금기되어 있기에 차마 말하지 못하는 것들이죠. 아주 좋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좋은 점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니까요.인생은 늘 '투웨이(Two-way)'인 것 같아요. 싫지만 좋다고 이야기하는 것, 좋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싫은 감정이 완전히 상쇄되는 것은 아닌 것. 우리는 그런 모.. 옛날 전자책 다시 펼치기: <생각에 관한 생각> 무려 12년 전, 2014년에 알라딘에서 구입했던 전자책 을 다시 펼쳤습니다. 꽤 긴 시간이 흘렀음에도 화면 속 책은 지금 갓 구매한 새 책과 다를 바 없이 깨끗하네요. 사실 새 책을 구입해 다운로드하나 12년 전 전자책을 다시 다운로드하나 책을 펼치기까지 경험은 동일합니다.보통 오래된 구매 내역은 사라지기 마련인데, 알라딘은 처음 가입했을 때부터의 모든 기록을 온전히 보여주어 무척 놀랐습니다. 네이버 같은 곳도 구매 내역이 남아있긴 하지만, 워낙 많이 구매했어서 정작 필요한 정보를 찾기 힘들 때가 많거든요. 그에 비하면 책은 구매 리스트를 한눈에 훑어보기에 참 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문득 '전자책 서비스 회사만 망하지 않는다면 이 책들을 영구적으로 볼 수 있는 걸까' 하는 궁금증이 생깁니다. 설령 회사.. 원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재능 가끔은 매일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일이 무척 무기력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다시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해 보려 다짐해도 어느샌가 의지는 흐지부지해지고 말죠. 그러다 최근 '시작 커뮤니티'의 2025년 추천 도서였던 에세이 한 권을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는데요. 짧은 글들을 엮은 책이었지만, 제 마음을 깊게 건드리는 문장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그가 계속해서 소설을 쓰는 이유는 재능이 없는 자도 기쁨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보고 싶어서라고어쩌면 그것 또한 하나의 재능일지 모른다. 내가 원하는 것을 쉽게 포기하지 않는 재능, 강세형글을 쓰려는 사람이 자신을 부끄러워하는 일은 죄악이다. 자신을 부끄러워하는 마음에선 어떠한 독창의 싹도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 강세형계속해서 무언가를 이어나가는.. 시간이 갈수록 비싸지는 글이란 최근 '팀네이버 컨퍼런스'에서 창작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담화를 들었습니다. 50분이라는 시간이 금방 지나갈 만큼 흥미로운 자리였는데요. 평소 '도쿄 30끼' 시리즈로 즐겨 보던 블로거 ‘나의 시선’님뿐만 아니라, 일본의 대표적인 글쓰기 플랫폼 '노트(Note)' 관계자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참고로 네이버가 2025년 11월에 'Note'의 제2대 주주가 되었다고 하더라고요.여러 이야기가 오갔지만, 그중에서도 AI에 대한 언급이 유독 마음을 파고들었습니다.“시간이 지날수록 비싸지는 글은 LLM(AI)이 나오기 전에 나온 글일 것.” — 이일구 (플랫폼 기획자)“AI 때문에 두려운 적은 없었고 오히려 설레었습니다. AI 덕분에 더 많은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탈자나 잘못된 표현 개정이 훨.. 팬심으로 움직이는 세계 글쓰기, 그림 그리기, 음악과 같은 분야는 사회적인 필수 소비재는 아닐지 모릅니다. 하지만 기호품으로서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이 산업들은 모두 '팬심'에 의해 움직인다고 볼 수 있습니다. 팬은 곧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 수익원이 되기도 하지만,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창작자가 돈이 안 되는 일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게 만드는 원동력이자 영감의 원천이 되어주죠.특별한 인적·물적 자본이 없는 개인이 팬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예민한 포인트'에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모두를 만족시키려 하기보다, 누군가는 싫어할지라도 단 한 명에게만큼은 깊은 감동을 줄 수 있는 뾰족한 포인트가 있어야 해요. 그 지점이 무엇이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나만의 색깔이 담긴 아주 작은 부분에서부터 팬심은 시작됩니다.결국 팬덤은.. 세상은 확률이다, 유전자처럼 예전에는 '리스크 관리'라는 말을 가슴 깊이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높은 위험과 낮은 위험, 두 가지 선택지가 놓여 있을 때 그 일이 매력적이라는 이유만으로 '높은 위험'이 내포한 실질적인 의미를 간과한 채 덥석 선택하곤 했으니까요. 하이 리스크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탓에 충분히 숙고하지 못한 선택들이 많았습니다.자동차 보험을 직접 설계할 때도 비슷한 고민을 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다이렉트 보험의 다양한 옵션 중 '자연재해 보상'이 있는데요. 전봇대가 쓰러지거나 지하 주차장이 침수되는 상황을 상상하면 당장이라도 가입해야 할 것 같지만, 확률적으로 따져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제가 주로 주차하는 곳은 지대가 높아 침수 가능성이 희박하거든요. (물론 전기차 화재 같은 변수는 별개겠지만요.) 결국.. 10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같은 사람일까? 사람이 10년 정도 살면 몸속의 모든 세포가 새로운 세포로 교체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것이 과학적으로 엄밀한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가끔 10년 전의 선택과 행동들을 곱씹다 보면 정말 그게 '나'였나 싶을 때가 있습니다.지금의 나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선택, 지금의 나라면 결코 품지 않았을 생각들을 마주할 때면 후회를 넘어선 묘한 의구심마저 듭니다. 어떤 분들은 과거의 자신을 만나면 한 대 쥐어박고 싶다고도 하던데, 저 역시 그때의 나를 돌아보면 타인을 보는 것처럼 생경한 기분이 들곤 하거든요.어렸을 때라면 '그땐 철이 없었지' 하고 웃어넘겼겠지만, 10년 전의 저 역시 분명한 성인이었습니다. 똑같은 성인 대 성인으로서 바라보는데도 10년 전의 내가 이토록 낯설게 느껴진다면, 과연 그를 .. 페이스페이 체험기: 얼굴로 결제하는 세상 최근 토스플레이스의 '페이스페이' 쿠폰을 사용해 보기 위해 길을 나섰습니다. 아직 지원 매장이 많지 않아 판교역 인근에서 2km 정도를 족히 걸었네요. 그라비티 커피에서 마주한 단말기는 생각보다 훨씬 조그마했습니다. 이 '작은 크기'가 이번 체험에서 느낀 가장 큰 페인 포인트였습니다. 단말기가 너무 작다 보니 화면 속 정보를 확인하거나 버튼을 조작하는 게 꽤나 조심스럽고 불편하더라고요. 옆에 있던 '보통' 사이즈의 키오스크 때문에 더 작아보였던 것 같아요. 기기가 앙증맞아 보일 수는 있겠지만, 다양한 연령대의 사용자가 직관적이고 편하게 쓰기에는 물리적인 크기가 주는 제약이 너무 크게 다가왔습니다.기기 자체의 성능은 빠릿빠릿했고, 얼굴로 결제하는 방식 또한 휴대폰을 꺼낼 필요가 없어 확실히 편리했습니다. .. 브런치를 떠났던 이유: 9년 만에 마주한 기록들 2016년 당시, 브런치는 힙한 글쓰기 플랫폼이었습니다. 지금은 작가 승인 절차가 훨씬 까다로워졌지만, 갓 오픈하던 시절에는 비교적 문턱이 낮아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었죠. 그렇게 시작했던 브런치를 왜 그만두게 되었는지, 9년이 지난 지금 발행하지 못한 채 잠들어 있던 글들을 다시 읽으며 그 이유를 되짚어 보았습니다.가장 큰 이유는 '잘 써야 한다'는 강박이었습니다. 잘 쓰기보다는 꾸준히 쓰는 게 훨씬 중요하다는 걸 그때는 미처 몰랐던 것 같아요. 실제로 주변에 글을 잘 쓰는 지인들이 많았는데, 그들의 글을 보며 은근한 열등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아는 사람들이 제 글을 본다는 사실이 생각보다 큰 부담으로 다가오더라고요.제 글을 읽어준 지인들이 호감을 표현해 줄 때조차, '이 기대가 언제.. 곡비(哭婢)와 피휘(避諱): 우연히 만난 낯선 옛 단어들 유튜브를 보다가 우연히 조선시대의 생소한 단어들을 새로 알게 되었습니다. 분명 국사 시간에 스치듯 배웠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의 저에게는 무척 신선하게 다가오네요.대신 울어주는 사람, '곡비(哭婢)'2035년의 장례식 풍경을 그린 코미디 드라마 쇼츠를 보다가 댓글을 통해 알게 된 단어입니다. 조선시대에는 체면상 직접 곡소리를 크게 낼 수 없는 양반들을 대신해, 고용되어 울어주는 노비인 '곡비'가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장례식 아르바이트가 현대의 전유물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그 역사가 훨씬 깊었다는 사실이 참 흥미로웠습니다.이름을 피하는 예법, '피휘(避諱)'최근 북한에서 김정은의 딸 이름을 일반 주민들이 함부로 쓰지 못하게 한다는 뉴스를 보며 '피휘'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습니다. 왕이나 높은 어른의 이름.. 두쫀쿠 만나러 가는 길 집에서 2km 정도 거리에 '두쫀쿠'를 파는 카페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길을 나섰습니다. 개당 6,000원이라는 다소 높은 가격이었지만 궁금증이 앞섰거든요. 오전 11시 오픈 시간에 맞춰 도착했는데, 이미 사람들이 줄을 서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다행히 다들 쿠키 포장이 목적이라 줄은 생각보다 금방 빠지더라고요.">홍제동 골목에 이런 '성수동스러운' 감성의 카페가 생겼다는 게 참 신기했습니다. 드디어 마주한 두쫀쿠의 첫인상은 상당히 작네..? 였는데요. 겉은 쫀득한 '찰떡 초코파이' 같으면서도, 속은 우유에 젖은 '초코 책스'로 꽉 채워진 듯한 버석버석하면서도 진한 피스타치오 식감이 느껴졌습니다.식감 자체가 워낙 독특해서 한 번쯤 경험해 볼 만했습니다. 다만 가격을 생각하면 굳이 다시 찾아 먹을 것 같.. <브레이킹 배드> 완주기: 인간의 선택과 비합리성에 대하여 드디어 시즌 5까지 모든 에피소드를 시청했습니다. 긴 호흡을 가진 드라마라 다 보는 데 꽤 에너지가 필요했지만, 그만큼 묵직한 여운이 남네요. 보는 내내 마음 한구석이 불편하면서도 눈을 뗄 수 없는, 이른바 ‘불편한 재미’가 가득한 작품이었습니다. 결말은 다소 허무한 감도 없지 않았으나, 이야기의 흐름상 가장 적절하고 깔끔한 마무리였다고 생각합니다.극 중 인물들이 끊임없이 비합리적인 선택을 내리는 과정을 지켜보며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뇌과학에 따르면 사람은 늘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것 같아도, 실제로는 무의식적인 감정에 지배된 선택을 할 때가 훨씬 많다고 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니, 파멸을 향해 달려가는 월터 화이트의 선택들이 마냥 이해되.. 싱가포르 택시에서 배운 '나'라는 사람의 성격 저는 토스 만보기와 증권사 출석 체크를 매일 챙길 만큼 '짠테크'를 즐기는 사람입니다. 그런 제가 싱가포르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제 평소 성격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실수를 한 적이 있습니다.새벽 일찍 호텔에서 공항으로 가는 택시를 탔을 때였는데요. 호텔 측으로부터 공항까지 현금이면 70달러, 카드면 세금 포함 10%가 더 붙는다는 안내를 미리 받았기에 현금을 딱 맞춰 준비해 두었죠. 하지만 이른 시간이라 비몽사몽 했던 탓일까요? 분명 현금을 낸다고 했음에도 기사가 77달러를 불렀고, 저는 별생각 없이 80달러를 건네며 "잔돈은 가지세요(Keep the change)"라고 자신 있게 말했습니다. 3달러면 우리 돈으로 3천 원 정도이니 팁으로 적당하다 생각하며 기분 좋게 내렸죠.하지만 공항 안으로.. 요즘 듣는 AI 음악 채널: Soft Eraser 요즘 즐겨 듣는 라는 AI 음악 채널이 있습니다. 베이스와 드럼의 리듬감이 돋보이면서도 재즈 풍의 세련된 선율이 섞여 있어, 업무 중이나 휴식 때 편하게 틀어놓기 참 좋더라고요. 가끔은 BEXTER의 'KUDA'나 'Syriana'가 떠오르는 분위기의 곡들도 들려와서 무척 즐겁게 감상하고 있습니다.마침 네이버 멤버십에 스포티파이 구독 혜택이 추가되어 살펴보니, 이곳에서도 해당 음악들을 들을 수 있더군요. 유튜브 무료 계정은 이동 중에 화면을 계속 켜두어야 해서 불편했는데, 스포티파이를 이용하니 훨씬 쾌적합니다. 간혹 나오는 광고도 유튜브에 비하면 크게 거슬리지 않는 수준이고요.덕분에 요즘은 출퇴근길 걷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습니다. 일상의 소음 대신 귀를 채워주는 이 기분 좋은 비트들이 하루의 시작과 끝을..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