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저널과 에세이의 차이를 잘 몰랐습니다. 그러다 아이폰 일기 앱이 처음 출시되었을 때 영어 이름이 '저널(Journal)'인 것을 보게 되었죠. 저널은 날것의 글쓰기 상태이자 나 자신을 청자로 하는 기록입니다. 저 역시 저널을 기반으로 포스팅을 하지만,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간임을 고려해 외부인이 봐도 자연스러운 정도로 내용을 다듬고 있습니다. 에세이라고 하기에는 기승전결이 명확하지 않거나 중간에 끝맺는 글도 많아서, 스스로는 '저널'이라고 정의하고 계속해서 써 내려가는 중입니다.
단순한 일기라기보다 저널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그날 하루의 일과를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지는 '노션(Notion)'으로 별도의 개인적인 공간을 만들어 쓰고 있거든요. 대신 이곳에는 평소의 고민이나 우연히 들었던 이야기에 대한 제 생각을 주로 적습니다. 대화 중 스친 이야기에 반문하기도 하고 깊이 공감하기도 하죠. 이렇게 떠오른 생각을 머릿속에만 두지 않고 기록하며 정리하고 있습니다. "선명한 기억보다 희미한 잉크 자국이 낫다"는 이동진 평론가의 말에 깊이 공감하며 기록을 이어가는 것이죠.
'선명한 기억'이라는 말은 사실 착각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날의 환경이나 감정, 들었던 이야기에 따라 기억은 너무나 쉽게 왜곡되곤 하니까요. 반면 기록은 적어둔 순간부터 영속성을 가집니다. 틀린 말이면 틀린 대로, 맞는 말이면 맞는 대로 훗날 다시 돌아볼 기회를 주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저널은 매일 쓰는 삶의 조각이고, 에세이는 명확한 목표가 생겼을 때 비로소 날을 잡고 써 내려가는 특별한 작업입니다.
| 저널 | 에세이 |
| 자기 성찰, 감정 해소, 사건의 단순 기록, 아이디어 보관 | 생각의 공유, 독자의 공감 유도, 메시지 전달, 설득. |
| 형식이 자유롭고 정제되지 않은 날것의 감정이 담깁니다. 논리나 기승전결보다는 그 순간의 느낌이 중요해요. | 저널보다는 형식이 정돈되어 있습니다. 나만 아는 맥락을 독자도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고, 개인적인 사건에서 보편적인 통찰을 끌어내야 합니다. |
| 일기, 비공개 블로그 메모, 아이디어 노트. | 브런치 포스팅, 잡지 기고문, 출간된 산문집.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