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후반을 지나며 지금도 좋아하는 일을 찾고, 또 지속해 나가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림 그리기 자체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지는 않지만 꾸준히 그려보려 하는데요. 자전거, 자동차, 킥보드처럼 교통수단이 발달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걷는 것을 포기하지 않듯이, AI가 상향 평준화된 일러스트를 뽑아내는 시대가 되었어도 사람이 손으로 드로잉을 하는 일은 사라지지 않을 거라 믿습니다. 저에게는 여전히 유용한 기술이라 생각하며 그려나가고 있어요.
하지만 아무리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일이라 해도, 그것을 긴 호흡으로 끌고 가는 건 참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피곤함을 무릅쓰고 매일 무언가를 한다는 것 말이죠. 일본어가 유창한 성시경 님이 아무리 피곤해도 공부는 결국 '엉덩이 싸움'이라며 날마다 한두 시간씩 책상 앞에 앉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런 빛나는 사람들을 보며, 누구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약한 샌드위치'를 꾸역꾸역 먹고 있을 거라는 상상을 하곤 합니다.
그나마 꾸준함이 가장 정직하게 드러나는 분야는 운동인 것 같아요. 풀업과 푸시업을 2025년 11월부터 다시 시작해 이제 4개월 차인데, 조금씩 차이가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1년이 넘어가면 다른 사람 눈에도 띄겠지만, 아직은 제 눈에만 살짝 보이는 정도네요.
영어 회화는 김민식 PD님의 영상을 본 뒤 예전에 외웠던 것들을 다시 달달 외우고 있는데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당장 눈에 보이는 효능감을 느끼기도 어렵고요. 그래도 이제 25일 치 정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이런 고된 과정 자체가 재미있다고 느껴지는 찰나도 있습니다. 그 실체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즐긴다'는 그 감각만 잘 살린다면 이 모든 과정이 자연스러운 습관으로 남을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그러니, 긴호흡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최소 10년, 최소 20년…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자신의 길을 묵묵히 닦아야 비로소 자신만의 길이 만들어지고, 그 길이 인정을 받는다.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말은, 그 일을 오래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오랜 시간 끝에 아무것도 없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행복하게 오래 하면, 비로소 자신만의 독특한 취향과 흉내 내기 어려운 깊이가 생긴다.
[출처] [커리어노트 161] 취향숙성에 필요한 시간 | 작성자 E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