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eason 2

원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재능

가끔은 매일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일이 무척 무기력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다시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해 보려 다짐해도 어느샌가 의지는 흐지부지해지고 말죠. 그러다 최근 '시작 커뮤니티'의 2025년 추천 도서였던 에세이 한 권을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는데요. 짧은 글들을 엮은 책이었지만, 제 마음을 깊게 건드리는 문장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가 계속해서 소설을 쓰는 이유는
재능이 없는 자도 기쁨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보고 싶어서라고

어쩌면 그것 또한 하나의 재능일지 모른다.
내가 원하는 것을 쉽게 포기하지 않는 재능
<작가의 말>, 강세형
글을 쓰려는 사람이 자신을 부끄러워하는 일은 죄악이다.
자신을 부끄러워하는 마음에선 어떠한 독창의 싹도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자동판매기>, 강세형

계속해서 무언가를 이어나가는 힘은 사실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재능일지도 모릅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인데 과연 그것을 재능이라 부를 수 있을까 싶다가도, 결과적으로는 모두가 끝까지 해내지는 못하기에 결국 재능의 영역이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창작이라는 것, 즉 누군가 바라서가 아니라 자신이 원해서 무언가를 만들어 내보이는 일은 필연적으로 자기혐오와 자괴감이 뒤따르는 것 같습니다. 이런 감정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창작해 내는 분들도 있겠지만,  《미생》, 《이끼》 등으로 유명한 만화가 윤태호 작가님조차 처음에는 자신의 쓰레기 같은 창작물들을 두고 어떻게 해야 할지 깊이 고민했다고 하더라고요.

버리려고 쓰는 거다. 그냥 많이 써야 한다.
어쩔 수 없는 이 업의 비극을 숭고하게 받아들여라.
그러면서 맷집이 생긴다.
윤태호, 무빙워터 인터뷰 중

오늘도 결과물에 대한 고민만 깊어지는 하루지만, 내일의 맷집을 위해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는 마음으로 다시 글을 써 내려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