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팀네이버 컨퍼런스'에서 창작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담화를 들었습니다. 50분이라는 시간이 금방 지나갈 만큼 흥미로운 자리였는데요. 평소 '도쿄 30끼' 시리즈로 즐겨 보던 블로거 ‘나의 시선’님뿐만 아니라, 일본의 대표적인 글쓰기 플랫폼 '노트(Note)' 관계자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참고로 네이버가 2025년 11월에 'Note'의 제2대 주주가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여러 이야기가 오갔지만, 그중에서도 AI에 대한 언급이 유독 마음을 파고들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비싸지는 글은 LLM(AI)이 나오기 전에 나온 글일 것.” — 이일구 (플랫폼 기획자)
“AI 때문에 두려운 적은 없었고 오히려 설레었습니다. AI 덕분에 더 많은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탈자나 잘못된 표현 개정이 훨씬 빨라졌고, 글을 쓰는 행위 자체보다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일이 더 설레기 때문에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 키시다 나미 (작가)
이 상반된 듯하면서도 맞닿아 있는 두 발언을 들어보니 생각이 교차했습니다. 최근 저 역시 AI의 도움을 받아 글을 쓰다 보니, 오히려 AI 이전 시대의 글들이 갖게 될 ‘희소 가치’에 대해서는 미처 생각지 못했거든요.
하지만 저는 키시다 나미 님의 긍정적인 태도에 조금 더 마음이 기웁니다. AI 덕분에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했을 수많은 초안이 빛을 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죠. 최근 스파르타코딩클럽 강의를 통해 자서전을 펴낸 바이올리니스트 유승구 님의 사례(https://spartaclub.kr/blog/sparta-year-in-review-2025-ep1)처럼, 기술이 없었다면 영영 묻혔을 이야기들이 분명 존재한다고 봅니다.
글의 짜임새를 맞추거나 오탈자를 체크하는 것은 기술적인 영역일 뿐, 글쓰기의 본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어설프더라도 자신의 생각을 최대한 길고 자세하게 설명한 뒤 AI의 도움을 받는 방식은, 창작의 문턱을 낮춰주는 아주 훌륭한 도구가 되어줍니다. 다만 개요만 대충 던져주거나, AI가 생성한 글을 읽어보지도 않고 발행하는 것은 경계해야 할 태도겠지요.
AI 이전의 글이 희소성으로 가치로 비싸진다면, AI 이후의 글은 ‘생각의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지 않을까요? 기술을 빌려 내 안의 목소리를 더 선명하게 꺼낼 수 있다면, 그것 또한 충분히 비싼 가치를 지닌 글이 되리라 믿습니다.
네이버
[팀네이버 컨퍼런스 DAN25] Deep Dive 05 COREATION: 함께 만드는 새로운 창작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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