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당시, 브런치는 힙한 글쓰기 플랫폼이었습니다. 지금은 작가 승인 절차가 훨씬 까다로워졌지만, 갓 오픈하던 시절에는 비교적 문턱이 낮아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었죠. 그렇게 시작했던 브런치를 왜 그만두게 되었는지, 9년이 지난 지금 발행하지 못한 채 잠들어 있던 글들을 다시 읽으며 그 이유를 되짚어 보았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잘 써야 한다'는 강박이었습니다. 잘 쓰기보다는 꾸준히 쓰는 게 훨씬 중요하다는 걸 그때는 미처 몰랐던 것 같아요. 실제로 주변에 글을 잘 쓰는 지인들이 많았는데, 그들의 글을 보며 은근한 열등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아는 사람들이 제 글을 본다는 사실이 생각보다 큰 부담으로 다가오더라고요.
제 글을 읽어준 지인들이 호감을 표현해 줄 때조차, '이 기대가 언제 꺾일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앞섰습니다. 여기에 회사 업무와 관련된 글을 쓸 때 대외비 기준이 모호하다 보니 이런 얘기를 써도 되는 지를 모르겠어서 위축된 면도 있었고요. 결국 남들의 시선과 스스로 만든 기준에 갇혀 글쓰기가 즐거움이 아닌 숙제가 되어버렸던 것 같습니다.
오랜 시간이 흘러 다시 보니, 그때의 고민조차 기록의 일부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는 완벽함이라는 강박을 내려놓고, 조금은 더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글을 적어보고 있습니다.
